一派長川噴壑? (일파장천분학롱) 한 줄기 긴 물줄기가 바위에서 뿜어나와 (용추백인수총총) 폭포수 백 길 넘어 물소리 우렁차다 飛泉倒瀉疑銀漢 (비천도사의은한) 나는 듯 거꾸로 솟아 은하수 같고 怒瀑橫垂宛白虹 (노폭횡수완백홍) 성난 폭포 가로 드리우니 흰 무지개 완연하다 雹亂霆馳彌洞府 (박난정치미동부) 어지러운 물방울이 골짜기에 가득하니 珠?玉碎徹晴空 (주용옥쇄철청공) 구슬 방아에 부서진 옥 허공에 치솟는다 遊人莫道廬山勝 (유인막도려산승) 나그네여, 여산을 말하지 말라 須識天磨冠海東 (수식천마관해동) 천마산야말로 해동에서 으뜸인 것을.
황진이詩 [님을 생각하며(想余)]
蕭寥月夜思何事 (소요월야사하사) 달밝은 밤이면 그대는 무엇을 생각하나요
寢宵轉輾夢似樣 (침소전전몽사양) 잠이 들면 그대는 무슨 꿈을 꾸시나요
問君有時錄忘言 (문군유시녹망언) 붓을 들면 때로는 제 이름도 적어보나요
此世緣分果信良 (차세연분과신량) 저를 만나 기쁘셨나요
悠悠憶君疑未盡 (유유억군의미진) 그대 생각하다 보면 모든 게 궁금해요
日日念我幾許量 (일일염아기허량) 하루에 제 생각 얼마만큼 하나요
忙中要顧煩或喜 (망중요고번혹희) 바쁠 때 얘기해도 제 말이 재미있나요
喧喧如雀情如常 (훤훤여작정여상) 참새처럼 떠들어도 여전히 정겨운가요
소세양(본관은 진주.연산군,중종때 문신으로 이조판서를 지냄)
두 사람의 사랑이 그 뒤 얼마나 지속됐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분명한 건 황진이가 소세양과 헤어진 뒤에도 그리움에 찬 나날을 보냈으며, 몸종을 시켜 한양에 있는 소세양에게 전하게 했다는 것이 위의 시이다. 당대 제일의 문장과 일세를 풍미했던 재색의 멋과 격이 심금을 울리고도 남는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