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꽃 향연
벗 꽃이 하루사이 만개를 하였습니다.
채 하루가 안되어 봄비가 활짝핀 벗꽃잎에 촉촉합니다.
하루 전만해도 시침 딱 떼면서 피울 기미를 주지 않더니
밤사이 찾아온
벗꽃의 새침함에 깜짝 놀란 아침이었습니다.
이어진 눈물 가득 고인듯이 촉촉해진
꽃망울 봄비가 가슴마져 적십니다.
꽃잎을 흘러내리는 살폿한 봄비가
이 봄을 만나러오느라 온갖 겨울 고초를 이겨온
꽃잎을 어루만져 위로하려는듯 섬섬히 촉촉 합니다.
이 사랑어린 자연의 섬세함에 넋을 잃고 바라보기만
반시경은 되었습니다.
벗꽃에 이끌려 찾아온 향연에 취해,
모든 시름 내던진채 그져 바라만 보는
내 빰에도
봄비는 가녀린 손으로 애무하듯
흘러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