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마음
원 성
하늘을 쓸어 내리는 초록빛 잎사귀는 신록을 더해 가고
장마가 지난 무더위에 어여쁜 무지개 내려앉은
학골의 영지는 눈부신 연꽃 천지.
따사로운 진흙에 발을 담그는 것도 그만이거니와
발가락 사이로 새우랑 송사리 뭘 그리 뜯어먹는지.
햇살이 빛나는 연못의 수면 위에는
은 쟁반 위 옥구슬마냥 요리조리 춤을 추는 소금쟁이와
여기서 펄떡 저기서 펄떡
간장을 놀라게 하는 개구리의 물장구 소리.
산들바람에 향기를 띄우는 연꽃은
내 마음 저편 동심의 순수로 인도해 주지
햇볕에 익은 따끈따끈한 자갈 위에 가로누워
구수한 살내음이 풍겨 나도록 햇살에 나를 요리한다.
물가 위에 일렁이는 금빛 물결이 나를 유혹해도
이대로가 좋아. 그대로 자연이 되어 버렸으니.
탁 트인 하늘의 허공 가운데 온갖 생각들은
훨훨 흘러가 버리고
흘러가는 시간 속에 나를 놓아 버린다.
석양 노을이 다 질 즈음에야 집에 들어오곤 했지
온몸에 흙은 다 묻히고 들풀에 살갗이 다 뜯겨 가지곤.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하늘에 닿고
붉은 햇살이 가슴 깊이 타 들어가
호흡이 가빠질 때까지
내닻는 흥분 속에 태양을 안은 붉은 설램으로
하늘위를 뛴다.
그것은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자연의 환희
아이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