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내음
찬바람이 나무 끝자락에 매다려 떨고 있는 나뭇잎을 흔들어 댑니다.
어떻게든 남아있기를 기대하며, 아쉬움을 달랩니다.
마지막 잎새는 가녀린 몸을 어이 할 수 없어하지만 아쉬움을 전하는
수많은 친구들의 바램을 저버리지 못한채 안갓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찬란하던 단풍의 모습은 저리도록 가슴에 그대로 머물고 있습니다.
아쉬움은 그뿐이 아닙니다.
형형 색갈로 온통 수채화 속 행복을 앙상한 마지막 잎새의 가녀린 몸짓에 남겨두고
삭풍을 거듭 거듭 소슬히 불어 댑니다.
참으로 야속한 세월의 무심함에 화조차 낼 수 없을 만큼 서운함이 엄습해오는 차거운 밤!
다시 가슴을 녹여주는 내음이 주변을 맴돌며 달래줍니다.
군 고구마 내음입니다.
이 알수없는 내음의 최면에 걸려 제대로 항변 하나 변변히 하지도 못한채
무심한 겨울 밤은 깊어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