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엽 편주
일엽 편주가 떠내려간다.
저리도 여린 잎 한장이 이런저런 파도에 아랑곳없이
파도야, 여린 잎 한장 마저 삼키려 들지 말아다오
거친 바람에 뜯기어 세상에 나섯다가 바다까지 흘러나가
해류따라 대양의 미아가 된듯하나
가는길 험타않고
흐르는 바닷 물줄기 마다치 않고
거선의 소용돌이 피하여
태평양을 건너, 인도양을 지나, 대서양을 가로질러
온 세상이 포기한 비바람 꿰뚫고
묵묵히 건너가고 있구나
이제 가슴치며 덧없는 한탄으로 쌓아둔, 아픔도 슬픔도
일엽 편주의 약한듯 강인함을 지켜보며
두려움 떨쳐버리고
온 대양을 건너 도달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