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공
사공이 나룻배를 저으며 강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사공이 힘들여 거슬러 저어대는 노 자루에는
손 기름이 반질반질 합니다.
상류가 되었든 하류가 되었든
나룻배에 실린 자신과 농삿일로 수확한 푸성귀는
사공의 힘겨운 노저음따라 그저 갈뿐
일체 탓할 생각도, 심정도 아닙니다.
한참을 저어대던 나룻배를 강변에 대고
사람을 기다리나 봅니다.
한동안 강바람에 젖었던 땀자국이 옅어질 무렵
할머니가 다가와 푸성귀를 받아
머리에 이고, 손에 꾸러미를 들고
힘겨운 발길을 바삐 걸으며 사공을
뒤로한채 멀어집니다.
사공은 그 힘든 발걸음을 떼는 노모 뒷모습을
저만치 되도록 애잔한 표정으로 바라볼 뿐입니다.
강물에 어둠이 드리우기 전에 다시 강을 내려가는
뱃사공은 그냥도 갈 것 같은 나룻배를 마구 저어
하구로 내려갑니다
하구 시장에 엄마 고무신을 사려면 급합니다
사공 마음에 엄마를 떠올리며 눈물을 감춥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