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달님
달이 한가위를 상징하는 대상이다.
한가위가 있어 달이 외롭지 않다.
달빛이 없었다면 연인도 없었을 상 싶다.
달빛이 휘영청 하지 않았다면 가야금 소리가
그토록 심금을 울리지 못했을 것이다.
달 빛은 슬픈 며느리의 차지였던 시절이 있었다.
그토록 모진 삶의 뒤안길을 밝혀주며 달래주던 달빛이 있어
비로서 하소연이라도 하며 눈물지을수 있었다.
못된 노름꾼 서방이 술까지 만취되어, 노름돈 잃은 한풀이며
논두렁길 노상 방뇨를 도와주며 몸서리 치는 뒷꼭지에
"정신 차려라. 자식들이며 마누라를 생각해야지. "
일침을 놓고도 논두렁에 빠질라, 앞길 밝혀주던 달빛이 아련하다.
도심속 빌딩에 가려진 달님의 다정한 미소는 언제 마음 편히 속삭일 수 있을까?
이제는 며느리 눈물도, 못된 신랑 녀석 밤길도, 무서워 하는 아이들의 길잡이도
어디에서 찾을꼬?
아! 한가위의 덩실 떠오르는 달빛은 이 메마른 가슴에 빛을 비추어 주고 있다.
비로서 어머니 다사로운 미소 같은 달빛이, 치열했던 도심에도, 텅빈 시골 들녁에도,
흙 담장 모퉁이에도, 반사된 한강의 검은 밤 물결위에도
골고루 골고루 어루만져 주고있다.
이렇게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한과 서러움, 기쁨과 환희의 웃음,
염원과 안녕의 호소를 누가 들어주며 누가 같이 있어주랴!
가슴 져리도록 공감해주던 달님을 다시 찾을수 있는 한가위가 있어
어려운 현실의 틈 속에도 행복이 있다.
한가위 달님이 있어 우리 모두는 다시 우리 모두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