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연민
겨울은 성냥팔이 소녀의 언손에 키어진 성냥 몇 개비 계절이다.
언손에 들려진 성냥 몇 개비 온기가
소녀의 파르르 떨리던 손으로 할 수 있었던 전부의 행복이었다.
겨울은 가슴을 파고드는 한기에 움추려들다가도
페치카 온기를 떠올리며 애써 종종치며 걸음을 재촉하는 계절이다.
계절의 가혹함만큼 자기를 돌아보는 조금은 포근하지만 한편 외로운 계절이기도하다.
삶을 끊임없이 시험해오는 하루 하루가 이따금은 쓸쓸해진다.
겨울은 소녀의 언손을 잡아주어야 하는 계절이다.
자기를 조명하며 눈보라 속에 내던져진 자신의 모슴을 연상해 보고
이따금은 겨울바다의 고독을 느껴볼 계절이다.
꽁꽁언 연못에서, 썰매타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계면적게 웃어 볼 수 있다.
어머니가 구워놓으신 군고구마 냄새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아련함은
겨을 연민을 어머니 품으로 빠트리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