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낙옆
오려는지, 아니 오려는지,
기세를 늦출줄 모르던 혹독한 폭염을 제치고?
가혹한 계절탓에 흐트러진 산천을 추스릴 방법이 없었다.
참! 아니되거든 안와도 이해하리라.
놀라게 한 것은 어김없이 순간을 맞추어 당도하였다.
오려나? 사람과 달리 어김없이 약속을 지킨 올 낙옆
얼마나 아름답고 도도한 색갈 그리고, 교태로 다가오는지 - - -
기뻐하지도, 놀라지도 못 한채 그냥 정지되고말게한 올 낙옆
가슴에 물감을 던져대도록 그냥 서있을 수 밖에
다시 살아날 앞날을 재촉하듯 찬란한 올 낙옆속에
아련히 들려오는 낙옆 속삭임, 가슴부터 온몸에 스몄다
연인의 무도복이 한 모양, 한 색갈씩 벗겨지듯,
올 낙옆의 전율로 마냥 젓는다.
촬영: 이 계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