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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은]눈이 오려나

조회 수 1571 추천 수 32 2004.09.14 07:10:08
눈이 오려나




내 집 앞까지 달려와

뿌옇게 사라져 가는 길 하나

놓지 않으려 창을 닦는다


못 잊어 서성이는

눈빛 하나 있을까봐

길은 비어 있다


혹여 안부 보냈을까

떨리는 손길로 우편함 뒤적여도

허허로운 바람만 걸려나오고


소맷부리로 기다림 씻고 돌아서는 곳

어느새 어둔 빛 내려

닦던 길도 놓친다


눈이 오려나

시력 잃는 듯

자꾸만 흐려지는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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